“둘째 아들 결혼식 앞두고 첫 가족여행”…숨진 운전기사 안타까운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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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대니열1 작성일23-07-31 02:14 조회509회 댓글0건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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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아들 결혼식을 앞두고 35년 만에 처음 가족 여행 가는 날이었는데….”
17일 오전 충북 청주시 서원구 청주의료원 장례식장에서 만난 시내버스 운전기사 이모 씨(58)의 부인 박모 씨(60)는 지하차도 침수 사고로 싸늘한 주검이 된 남편의 생전 마지막 모습을 떠올리며 말을 잇지 못했다. 그는 “(사고) 당일 낮 12시에 퇴근 후 여행을 가기 위해 전날 여행지에서 남편이 신을 가죽 신발도 사고, 먹을 음식도 구입했다”며 “떠나지도 못한 가족 여행이 남편과의 마지막 가족 여행이 됐다”며 눈물을 흘렸다.
이날 새벽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에선 이 씨를 비롯해 침수 사고로 숨진 시신 4구가 추가로 수습됐다. 침수된 747번 시내버스를 운전했던 이모 씨는 퇴근 후 둘째 아들 사돈댁과 다 같이 가족 여행을 떠나기로 했다. 부인은 “남편은 9년간 버스 운전을 하면서 단 한 번도 휴가를 쓴 적이 없을 정도로 성실했다”며 “그랬던 남편이 올 10월에 둘째 아들이 결혼하니까 같이 여행을 가기로 했던 것”이라며 침통해 했다.
사고 당일 이 씨는 평소처럼 관절통이 심한 부인을 위해 10분간 안마해주고 출근길에 올랐다고 한다. 가족들은 사고 당일 오전 지하차도 침수 소식을 접한 뒤 이 씨와 연락이 닿지 않자 실종 신고를 했다. 부인 박 씨는 “애들 아빠가 평소 다니는 노선을 나도 잘 아는데 저 길이 아니니까 설마 (사고 지하차도에) 있을 거란 생각은 못 했다”고 했다.
이 씨 가족들은 이 씨의 시신이 발견되기 전까지 희망의 끈을 놓지 못했다. 부인 박 씨는 “전해 듣기론 남편이 마지막까지 승객들한테 ‘빨리 탈출하라’고 외쳤다고 한다”며 “사고 당일 원래 다니던 도로가 통제됐거나 위험하다고 판단해 우회한 것 같다”며 울먹였다.
이날 이 씨의 장례식장에서 만난 직장 동료들은 “이 씨는 새벽 6시 첫 차 운행을 맡으면 두세 시간 일찍 나와 동료들이 마실 커피를 준비하던 사람이었다”며 황망함을 감추지 못했다. 동료 A 씨는 “모든 동료와 원만하게 잘 지냈고, 봉사 활동도 활발히 해 주위의 존경을 받던 사람이었다”고 전했다. 그는 평소 청주시에서 어르신을 모시고 관광하러 가는 봉사활동과 어린어보호구역(스쿨존) 교통 정리 봉사활동 등에도 앞장서 표창장도 여럿 받았다고 한다.
청주=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
“둘째 아들 결혼식을 앞두고 35년 만에 처음 가족 여행 가는 날이었는데….”
17일 오전 충북 청주시 서원구 청주의료원 장례식장에서 만난 시내버스 운전기사 이모 씨(58)의 부인 박모 씨(60)는 지하차도 침수 사고로 싸늘한 주검이 된 남편의 생전 마지막 모습을 떠올리며 말을 잇지 못했다. 그는 “(사고) 당일 낮 12시에 퇴근 후 여행을 가기 위해 전날 여행지에서 남편이 신을 가죽 신발도 사고, 먹을 음식도 구입했다”며 “떠나지도 못한 가족 여행이 남편과의 마지막 가족 여행이 됐다”며 눈물을 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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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당일 이 씨는 평소처럼 관절통이 심한 부인을 위해 10분간 안마해주고 출근길에 올랐다고 한다. 가족들은 사고 당일 오전 지하차도 침수 소식을 접한 뒤 이 씨와 연락이 닿지 않자 실종 신고를 했다. 부인 박 씨는 “애들 아빠가 평소 다니는 노선을 나도 잘 아는데 저 길이 아니니까 설마 (사고 지하차도에) 있을 거란 생각은 못 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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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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